오리지널과 제너릭의 차이가 가격뿐?

제일 먼저 제품을 만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는 게 특허권이다. 그 동안의 개발에 들인 노력을 인정하기 위해서다. 그래서 경쟁사들은 특정 특허기간이 끝날 때까지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없다. 약(藥)도 마찬가지여서 10~15년 정도 특허가 보호된다. 올들어 항암제 알림타, 발기부전약 시알리스, 진통제 세레브렉스, B형간염약 바라쿠르드 등이 특허가 만료됐다.

특허기간이 끝나면 ‘제너릭’이라고 해서 복제약을 싼 값에 만들 수 있다. 제너릭은 주성분의 함량, 품질, 안전성, 효등 등의 약동학적 속성이 오리지널과 동등하다는 검증만 거치면 만들 수 있다. 말이 조금 어려운데 동등한 속성이 있으면 된다는 뜻이지 동일한 약효와 안전성을 가진다는 뜻은 아니다.

오리지널약은 초기 세포실험, 동물실험,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등 평균 10여 년의 검증기간을 거친다. 이렇게 하더라도 초기 개발단계부터 실제 제품 출시까지 성공하는 약은 수백분의 1의 확률에 불과하다. 안전성이나 효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개발될 수 없기 때문이다. 하지만 제너릭은 이 과정이 생략된다. 오리지널약이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거쳐 개발됐다는 전제하에 이를 베낀 약이 오리지널약과 동등한지만 검증한다. 그래서 건강한 지원자에게 오리지널약과 제너릭을 먹게 한 후 혈액 속 약물 농도를 측정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. 여기서는 제너릭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와 흡수량 등이 오리지널약과 동등한지만 평가하는데 오리지널의 80~125% 범위이면 승인을 받는다. 수치상으로 기존 오리지널약에 비해 효과가 80%만 나거나 125%로 너무 효과가 세게 나와도 ‘동등한’ 약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. 그래서 오리지널약과 제너릭이 동등한 품질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.

오리지널약과 제너릭의 가장 큰 차이는 가격이다. 비아그라의 경우 수십개의 복제약이 경쟁하면서 오리지널 비아그라의 3분의 1 정도면 복제약을 살 수 있게 됐다. 하지만 환자들이 잘 모르는 게 있는데, 우리나라에서는 특허가 만료되면 오리지널약의 가격도 낮아진다. 오리지널약의 가격은 특허 만료 첫 해에는 기존의 70%로, 2년이 지나면 원래 가격의 53.55%로 낮아진다. 그래서 특허가 만료돼 다양한 제너릭이 쏟아져 나와도 기존 오리지널약을 환자에게 쓰겠다는 의사들의 이유가 36.3%는 ‘약 값의 차이가 없어서’, 32.5%는 제너릭의 효능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어서, 17.9%는 굳이 바꿀 이유가 없어서, 13%는 환자들이 오리지널을 선호해서라는 의학전문지의 설문조사결과도 있다.